기업/인물탐방 > 사람들

사람들/현중순 목궁장(木弓匠)

국내 유일 목궁장(木弓匠) 도전, 국가지정

2019년 04월 15일 16시 03분 동두천연천시사신문


전통 목궁 제작의 달인, 20여 년 수학

백제와 고구려를 차례로 제압하고 통일의 대업을 완성시킬 마지막 관문에 선 신라, 서기 675년 20만 대군을 이끌고 온 당나라와 치열하게 전투를 벌였던 곳이 바로 연천 청산 대전리 매초성(추정)이다. 당시 고구려 유민과 연합군을 꾸린 신라의 병력은 4만 남짓이었지만 이 전투에서 승리(676년)를 거두며 당나라를 대동강 북쪽으로 축출시킨다.

고구려의 옛 영토에 발해를 건국한 대조영과 당나라 설인귀가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역사드라마의 줄거리다.

안시성, 부여성, 평양성 등 주요 성을 빼앗고 지키는 것이 당시의 전투양상이었고 이때 주력무기는 지금의 보병(개인화기)에 비견되는 궁수들의 활이었다.
일제강점기 때도 등장하는 일반백성의 활은 우리가 알고 있는 각궁(角弓)이 아닌 목궁(木弓)이다.


지금은 역사드라마나 영화(안시성, 최종병기 활 등)의 치열한 전투신에서나마 볼 수 있는 목궁, 사냥용과 전투용으로 사랑을 받았던 목궁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점차 잊히고 있지만 전통 목궁을 재현시키려 20여 년 무던히 애쓰고 있는 목궁장(木弓匠)이 연천에 있다.

목궁장은 우리 조상들이 전투용으로 사용하던 나무 활을 전통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올해 나이 59세의 현중순 씨는 연주 현씨의 시조인 고려 현담윤(玄覃胤)의 27대 손으로 조부와 부친에 이어 연천 전곡에서 신풍정미소를 지금껏 운영하고 있다. 지역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군 제대 후 정미소에서 일한 그는 쌀가마를 옮기는 힘도 기를 겸해서 합기도를 배웠다. 공인4단이다. 2003년경 쌀가마를 옮기다 허리를 다치면서 전통 목궁이 다시 부활하는 아주 작은 단초가 된다.

“허리 디스크로 고생하고 있을 때 합기도 도반들이 허리치료에 효과가 있다며 국궁을 권유해 처음 활을 잡았어요. 그런데 나무에 물소 뿔을 덧댄 각궁이 쉽게 망가지는 현상을 보고 목궁을 만들 작심을 한 거죠.”

이때부터 현 씨는 목궁에 대한 아주 소소한 정보라도 얻을 요량으로 가깝게는 동네 어르신부터 강원도, 경상도, 충청도 등 활로 유명한 고장마다 탐문에 나섰다.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 등 활과 관련한 문헌을 찾아 연구하고 제작하면서 대형트럭 6대분은 족히 소비했다.


게다가 전통 목궁에 가장 근접한 나무를 찾는 일은 고된 과정 중 으뜸이었다. 산세가 험한 감악산, 고대산 등에 군락을 이루는 측백나무과 종류부터 연천지역에 널리 분포되어 있는 시무나무, 박달나무, 느릅나무, 구지뽕나무, 아카시아나무 등도 재료대상이었다.
숱한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불에 구워야하는 나무, 물에 담가야하는 나무, 흙속에 묻어야하는 나무 등 나무가 지닌 고유 성질과 특성을 아는 데만도 수년을 허비했다.

그러면서 가장 질기고 강한 성질로 활에 적합한 시무나무, 회목, 노간주 등의 수종으로 활을 제작, 마침내 선조들이 전장에서, 사냥에서 사용했던 전통 목궁을 제작하는 기술을 터득하기에 이른다.

최근 현 씨에게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3~4년 전 도전했다 무산된 경기도 무형문화재 보유자(궁장 부문) 인정심의가 현재 진행 중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목궁 분야에선 무형문화재 궁장이 없어 이번 심의를 통과하면 경기도 지정을 넘어 국가 지정까지 도전해볼 길이 열린다.

찾는 재주(재료), 보는 재주(형태), 만드는 재주(제작), 쏘는 재주(궁사)를 두루 갖춘 현중순 씨의 이번 궁장 도전이 개인의 영예를 넘어 사냥꾼의 땅, 격전지의 땅 연천의 맥이 되살아나는 기념비적인 도전으로 승화되길 기대한다.



김진자 기자 | 다른기사보기 | jinjakim66@naver.com
- Copyrights ⓒ 동두천연천시사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http://www.dysisa.com/main/main_news_view.php?seq=40486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네티즌의견

의견숨기기
이름작성일
전체의견보기(0)
이름
비밀번호
제목 의견등록
내용
스팸방지

!!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개인정보를 유출하는등 법률 및 신문사 약관에 위반되는 글을 삼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게시물에 대한 민형사상의 법적인 책임은 게시자에게 있으며 운영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관련 법률에 따라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