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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이야기/연천양조㈜ 박용수 대표

임진강 물과 연천쌀로 정성껏 빚은 전통주 출시

2019년 09월 03일 14시 22분 동두천연천시사신문


IT사업 은퇴 후 연천서 소규모 양조장 창업

연천의 특산물인 율무를 사용해 막걸리와 동동주를 새로 출시한 연천양조㈜를 찾았다.
전곡에서 군남 임진교(화이트교)를 지나자마자 우측 샛길로 들어서면 펜션과 넓은 주차장이 시야에 들어온다.

우리나라 양조장 중 두 번째로 규모가 작은 창업 양조장이다.
대형 양조공장을 축소한 듯한 각종 설비와 실험실, 발효실 등을 갖춘 양조장에서 전통 술을 빚는 박용수 대표이사를 만났다.

서울에서 정보통신과 보안 등 IT사업체를 26년간 운영한 박 대표는 조기은퇴를 결심하고 안식년을 맞아 가족과 함께 유럽여행에 몸을 실었다. 이 가족여행이 박 대표의 인생 2막을 결정짓는 터닝포인트가 될 지는 박 대표도 몰랐다.

유럽에서 한 달간 무심코 즐겨 마셨던 전통 맥주와 와인.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 수십 년 마셨던 소주 3잔을 들이키면서 박 대표는 문득 ‘우리는 왜 유럽의 전통 맥주나 와인을 만들 수 없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IT사업에 흥미를 잃은 때라 다음날부터 전통주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무작정 인터넷과 책을 뒤지기 시작했고, 우연히 서울 명동에 전통주 교육학교가 있다는 정보를 듣고 막걸리학교의 기초반 강좌를 수강했다. 그러면서 집안에는 술을 빚은 항아리가 차츰 늘기 시작했다.

둘째 아이 대학 졸업하는 날, 그는 애들 엄마 눈치도 보이고 제대로 창업해보고 싶어 아예 양조장을 차리기로 결심을 굳혔다.
서울 인근지역을 다니며 부지를 물색하던 중 연천 비룡대교를 건너는데 30여 년 전 군 생활을 했던 기억이 머리에 스쳤다.

“아 맞아! 김장배추도 씻을 만큼 임진강은 물이 좋았지!” 2016년 현재의 부지로 귀촌하기로 마음을 먹고는 연천 주민 2명과 함께 2017년 10월 자본금 3000만 원의 농업회사법인을 설립, 연천양조㈜의 이름이 만들어지게 됐다.



박 대표는 “모든 술은 물이 좋아야 한다. 연천은 유명한 생수회사의 수원지다. 우리나라에서 큰 강이 2개나 흐르는 고장은 연천이 유일하다”고 연천 귀촌의 사연을 들려줬다.

주류제조면허와 식품제조업가공등록, 상표출원 등을 마친 연천양조㈜는 올해 1월 연천쌀(임진강쌀)로 빚어 함박꽃향과 쌉싸래한 맛이 일품인 ‘아주’와 ‘연주’를 출시했다. 생탁주(8도)인 연천아주는 소비자가 6000원이고, 생약주인 연천연주(12도)는 1만5000원으로 귀한 몸값을 자랑한다.

대형 공장에서 3~4일의 속성으로 제조한 막걸리와 달리 우리 조상들이 빚었던 막걸리 과정을 그대로 재현하다보니 통상 4~6주가 지나야 生막걸리가 만들어진다. 현재 전곡 하나로마트, 일부 식당, 효연재 등에서 구매하거나 맛을 볼 수 있는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소규모 창업이다 보니 1일 생산량이 연천아주 100병, 연천연주 20병으로 희소성이 높아 때론 제품이 동이 날 때도 있다.

박 대표의 도전은 쉼표가 없다. 술맛이 ‘약하다’와 ‘강하다’는 소비자들의 엇갈린 평가가 그의 귀를 자극했다. 여성·청년들을 겨냥해 목넘김이 부드러운 막걸리와 예전 가양주인 밀주처럼 독한 ‘진땡이’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동동주를 개발하겠다 작심하고 연천 율무(대흥농장)를 이용한 율무막걸리(6도)와 율무동동주(14도) 제조에 착수했다.

지방과 단백질이 높은 율무의 성질을 몰라 동의보감을 뒤지고 밥도 하고 죽을 쑤는 등 연구와 고민을 거듭하다가 떡이 가장 적합하다는 양조기법을 찾았다.
8월 17일 출시기념 파티에서 첫 선을 보인 ‘연천율무막걸리’와 ‘연천율무동동주’는 싱그러운 풀 향과 상큼한 과일 향이 입안에 은연히 번지는 生막걸리와 生청주다.

박 대표는 “코냑지방에서 만든 술이 코냑이듯이 연천쌀로 빚은 술이 연천막걸리다. 쌀과 율무의 생산지인 연천농민들이 작은 양조장을 만들어 네트워크를 구성하면 코냑처럼 연천막걸리가 언젠가는 최고의 전통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좋은 원료로 좋은 술을 만들어 좋은 음식과 좋은 사람들이 반주로 마시는 문화, 우리 조상들이 그랬듯이 좋은 전통주를 만들기 위한 박 대표의 연구와 열정은 현재 진행형이다.
문의: ☎833-3775



김진자 기자 | 다른기사보기 | jinjakim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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