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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푸스 집중탐방 #3.‘사보리’

페루 현지 맛을 그대로 이식한 ‘레전드’

2020년 08월 28일 15시 11분 동두천연천시사신문


기자가 ‘월드 푸드 스트리트’를 다시 찾은 건 태풍 ‘바비’의 북상소식이 전해지며 적막함과 긴장감이 감돌던 며칠 전이었다.

걸음을 재촉해 입구에 들어서니 점포 경영주들은 어김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거리는 좀 한산했다.

야속하게도 끊임없이 찾아오는 각종 악재들(집중호우·코로나 확산·태풍 등)로 인해 예외 없이 위축된 풍경이었다.

그럼에도 지난 두 번의 취재로 얼굴이 익은 점주들은 반가운 인사를 먼저 건네줬고, 점포 12곳에서 혼재돼 날아오는 음식 내음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뚫고 후각과 미각을 자극했다.

세 번째 탐방할 점포는 ‘사보리(Sabor)’. 정통 ‘페루’ 음식을 선보이는 집이다. 캠프 보산에서 지난 2003년부터 페루 음식을 선보여온 ‘사보리 라티노(Sabor Latino)’의 분점이다.

취재 시작 전까지 중남미(라틴아메리카) 국가인 페루에 대해서는 잉카문명, 마추픽추 정도와 스페인어가 공용어라는 사실 외에 사전 지식이 거의 없었고 특히나 페루의 음식은 더더욱 낯설었다.

‘미식의 오스카상’으로 인정받는 ‘월드 베스트 레스토랑 50’의 2019년 순위를 살펴보니 페루의 음식점이 6위와 10위에 올라 있었다. 아쉽게도 대한민국의 음식점은 순위권에서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페루의 음식은 이미 그 맛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유명세를 떨치고 있음에도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생소한 맛이고, 한국에서 정통 페루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 역시 한 손으로 꼽을 만큼 접하기 어렵다는 사실도 이번에 알게 됐다.


‘길쭉납짝’과 ‘교수떡볶이’의 유혹을 참아내고 ‘사보리’에 도착하니 포근한 미소가 인상적인 이숙자 대표가 반겨줬다. 상호명(사보리/Sabor)에 대해 질문하니 “스페인어로 ‘맛있다’는 뜻이다”라며 웃어 보인다.

이 대표는 올해로 18년째 정통 페루음식을 전파하고 있는 자타공인 베테랑 페루 맛 전도사다.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는 본점(사보리 라티노)에서는 페루인(人) 올케와 함께 현지의 맛을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여러 SNS를 살펴보니 이미 ‘아는 이들은 아는 맛 집’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그는 “지난 2003년, 페루인 전문 셰프에게 가르침을 받으면서 1년 동안 20여 종에 달하는 페루 음식을 마스터 했고 올케의 솜씨까지 더해지면서 본점의 맛이 구축됐다”고 말한다.

이어 “페루 현지의 맛을 그대로 구현하고 유지하려 10여 종이 넘는 모든 양념류(커민, 사존고야, 아초떼 등)를 페루에서 공수해 사용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에서 정통 페루 음식의 1인자는 바로 나”라고 힘줘 말했다.

이 대표가 내보인 자부심은 확실한 근거가 있었다.

약12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유명 음식 평론가 ‘타드 샘플(Todd sample)’은 사보리 라티노를 다녀간 뒤 자신의 SNS에 ‘페루에서 공수한 재료로 정성스레 만들어낸 환상적인 맛’, ‘엄마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맛은 단연 최고’라는 표현을 쓰며 이 대표의 솜씨를 극찬한바 있다.

 사진출처 : 타드 샘플(Todd sample) 인스타그램


뒤이어 방문한 타드의 팔로워들도 “타드의 추천은 언제나 옳다”, “치명적 매력의 맛”, “페루음식에 입덕” 등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고 여전히 강남, 인천, 수원 등지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줄을 잇는 중이다.

게다가 지난 2017년에는 캠프 케이시(Camp Casey) 관련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던 미국 CNN방송 관계자들까지 매료시키며 해당 방송에 출연, ‘정통 페루의 맛을 구현한 한국의 맛 집’으로 글로벌하게 명성을 떨쳤다.

이처럼 이미 실력 검증을 끝낸 이 대표가 분점인 사보리에서 자신 있게 내놓은 메뉴는 남미를 대표하는 ‘타코(6000원)’와 페루식 ‘해물볶음밥(5000원)’이다.

이 대표는 타코에 대해 “비법 양념으로 재우고 숙성시킨 소고기·닭고기를 그릴에 구워낸 뒤 살짝 구운 토르티아에 야채와 함께 싸서 먹는 음식이다. 여기에 사워크림, 눈꽃치즈가 더해지면 입 안 가득 풍성한 식감과 맛이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건넨 타코를 받아들자 하얀 토르티아 속 내용물들은 풍성한 틈을 비집고 나오려 애쓰고 있었다.

한입 베어 무니 토르티아의 쫀득한 식감 사이로 소고기의 촉촉한 육즙이 터져 나오며 고수향을 살짝 전해준다. 이어 사워크림의 기분 좋은 달콤함, 양상추의 아삭함과 함께 짭조름한 눈꽃치즈의 적당한 점성도 아주 좋았다.

분명 생소한 음식이나 어색하지 않은 맛이었다. 촉촉한 소고기의 질감과 씹을수록 퍼지는 고소한 육향은 일품이었고 치즈와 양상추의 앙상블이 타코의 맛을 한껏 끌어올리는 듯 했다. 조금 색다른 피자 맛이라고 표현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이 대표는 “타코는 외국 손님들에게 아주 인기가 좋다”면서 “거의 모든 라틴 음식에는 고수가 들어가는데 한국 손님 중에는 선호하지 않는 분도 계셔서 고기를 구울 때 향만 살짝 입히고, 원하시는 한국 손님들께는 고수를 무료로 추가해드린다”고 말한다.

두 번째 만나본 메뉴는 페루식 해물볶음밥으로 본래 메뉴명은 아로스 꼰 마리스꼬스(Arroz con mariscos)다. 스페인 음식인 파에야(paella)에서 유래된 음식으로 “각종 해산물에 페루 양념과 붉은 고추로 맛을 내 적당히 매콤한 볶음밥”이라고 설명한다.


해물볶음밥의 첫 인상은 평범하고 친숙한 주홍빛 김치볶음밥처럼 보였지만 그와는 전혀 다른, 독특한 매콤함이 전해져 왔다. 친숙한 빛깔은 페루 붉은 고추, 독특한 매콤함은 페루 전통 양념인 ‘사존고야’ 소스 때문이라고 한다.

한 숟가락 맛을 보니 고슬고슬한 밥은 함께 볶아진 해산물, 각종 야채들과 훌륭히 어우러져 있었고 새우살은 오동통, 문어살은 쫄깃, 홍합살은 튼실했다.

사존고야 소스가 전해주는 향은 조금 독특했으나 매력 넘쳤고 매콤함은 부담스럽지 않았으며 짭쪼름한 맛은 해산물에서 비롯된 듯 하나 1도 비리지 않았다.

이 대표는 “친숙한 비주얼이라 그런지 특히 한국 손님들이 많이 찾는 메뉴다”라며 “독특한 양과 매콤함에 갸우뚱하다 이내 폭풍 흡입하게 되는 중독성 있는 맛”이라며 웃어보였다.


곧 선보일 사보리의 세 번째 메뉴도 출격을 대기 중이다. 본점에서 이미 오래 전에 검증을 마친 소고기 덮밥(로모 살타도/Lomo Saltado)이 그 주인공으로 소고기 등심, 양파, 파프리카, 토마토 등 다양한 채소와 소고기를 기름에 볶아 밥과 함께 즐기는 요리다.

예전 페루로 이주한 중국인들이 전파한 볶음 요리법에 페루의 색채가 더해진 레시피로써 “비주얼은 한국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그 맛은 가히 독보적”이란다.

이 대표는 “맛있다며 밝게 미소 짓는 손님들, 다시 찾아주시는 손님들을 보면 행복하다”면서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이 자리를 지키며 많은 분들에게 정통 페루음식을 알리고 싶다”고 말한다.

이어 “많은 가족들과 연인들이 매번 같은 메뉴들 사이에서 고민하실 텐데 캠프보산, 월드 푸드 스트리트에 자리 잡은 사보리에서 정통 페루음식을 한 번 맛보시면 분명히 중독되실 것”이라면서 자신감 있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휴무일 : 없음(연중무휴)
*네 번째 ‘얌마(Yamma)’로 이어집니다.



정호영 기자 | 다른기사보기 | ultra04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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