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지방자치 > 지방자치

동두천문화터미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

혈세낭비·문화향유 기회상실·지역재생 지연 초래

2021년 08월 25일 09시 38분 동두천연천시사신문


지난 2019년 4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진행된 ‘동두천문화터미널’ 사업에 대한 여러 의혹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동두천문화터미널’은 문체부의 ‘문화적 도시재생’ 개념을 기반으로 예산 5억 원(국·시비 각 2억5000)을 투입, 쇠퇴한 구도심(생연동604 일대)에서 추진된 지역문화 역량강화사업이다.

기지촌·미군 윤락여성·슈샤인보이 등의 별칭들이 지역 아이콘이 됐던 상흔(傷痕)을 지우기 위해 ‘휴먼웨어(사람)’·‘소프트웨어(문화체험)’·‘하드웨어(공간)’의 3요소를 유기적으로 결합, 이를 지역 재생의 동력으로 활용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약 11개월 동안 진행됐다.

하지만 동두천문화터미널 사업은 연속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지난해 종료됐다. 뿐만 아니라 예산 5억 원이 사용된 사업에 대한 성과와 흔적들은 현재 어디서도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그 이유에 대해 관계자 C씨는 “휴먼웨어(사람)와 소프트웨어(문화체험)의 성과, 목표달성 여부는 계량화 측정이 불가능한 요소고, 하드웨어(공간)의 경우 거점으로 활용하려던 문화극장 1층은 폐쇄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이 사업은 기획 단계부터 많은 파열음을 냈다”면서 “사업 참여가 제한되는 시 공무원이 기획을 주도함에 따라 기획단이 교체됐고 다수의 프로젝트와 거점 공간이 변경됐으며 그 과정에서 명분이 부족한 ‘지역 정치인’이 관여, 운영위원들을 재선정해 사업 실행 전문성이 결여됐다”고 얘기했다.

관계자 L씨는 “기획자 교체, 세부 프로젝트 진행에 지역정치인이 개입해 사업의 방향이 달라졌다”며 “국비 사용 시기에 맞춰 개최한 인문학 강의는 시비 투입 미확정이라는 이유, 사업 내용을 시의회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단됐고, 그 결과 국내 유명 작가들의 강의가 연이어 취소되며 지역 이미지만 실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C씨와 L씨는 사업의 성과에 대해 “아쉽지만 실패로 단정 지을 수만은 없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지역 청년 활동가가 다수 발굴됐고 주민 동참의지가 확인됐으며, 향후 사업 재개를 위한 추동력 및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취재결과 국·시비가 매칭 되고 민간보조사업자가 선정돼 추진하는 사업에 지역 정치인이 참여할 타당성 및 당위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도·시의원행동강령 ‘제8조2항(지위·직책 등의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 공정한 직무수행을 해치는 알선·청탁·소개 등의 행위 금지)’을 준수하지 않은 것에 부합하며, 이런 의문스런 행보는 결국 의혹을 낳고 있다.

한편, 한 시의원은 문화터미널 사업예산 집행의 불투명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해당 의원은 “사업 정산 검사결과 부적정 집행 41건, 증빙자료 누락 128건, 공사 사업자선정 부적정 2건 등 예산을 엉터리로 집행했다”며

“혈세는 책임감·사명감을 갖고 투명하게 집행해야하는데 이렇게 내역이 부적정하고 증빙자료가 많이 누락된 경우는 극히 드물며, 인테리어 공사 사업자 선정 공고 역시 ‘나라장터’에 게시하지 않는 등 여전히 의혹이 많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관계자 J씨는 “예산은 관련법에 맞게 사용했고 시비 중 시정 사항에 대해서는 환수·회수가 진행됐다”며 “국비 중 전환 사용한 예산은 문체부 질의 및 승인을 거쳐 집행했고 누락된 증빙자료는 모두 보완해 문체부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사업자 입찰공고를 ‘나라장터’에 게시해야 하는 건 인지 못했고, 문체부 지침 상 필수사항이 아니다”라며 “두 차례에 걸쳐 공고를 진행해 2개 업체 중 적합한 업체를 선정했기에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취재결과 문화극장 1층 인테리어공사 업체로 선정된 ‘㈜K사’는 사업 진행에 관여한 지역 정치인의 ‘동생’이 운영 중인 회사로 확인됐다. ‘㈜K사’는 공사비로 사업 예산의 11.2%에 해당하는 562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결과적으로 해당 지역 정치인은 의원행동강령 ‘제8조4항(계약자 선정 또는 계약 체결 여부 등에 개입 및 영향을 미치는 행위)’위반 여부에 대한 의혹을 스스로 키웠으며, ‘제4조5항(가족 또는 특수관계사업자가 시 산하기관과 수의계약을 체결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거점 공간으로 선정, 예산을 투입해 인테리어 공사를 마친 문화극장 1층이 폐쇄된 이유도 의혹투성이다. 사업의 핵심은 5년 동안 활용 가능한 거점 공간(하드웨어) 조성이었음에도 1년 만에 철거됐고, 이는 사업의 연속성 상실에 큰 영향을 끼쳤다.

관계자였던 J씨와 ‘건물주’가 체결한 시설활용 동의서에는 해당 공간을 5년 동안 활용하는 것에 동의하는 것으로만 명시됐을 뿐 임대·사용료 등에 대한 언급은 없다. 동의서만 보면 문화극장 측이 시민을 위해 5년 동안 장소를 무상 제공하는 것처럼 기재됐다.

하지만 J씨는 건물주에게 월 100여만 원에 이르는 임대료를 5개월가량 지급했다. 사업 종료 후에는 임대료를 지급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거점 공간은 폐쇄 됐다. J씨는 “사업 계획과는 달리 상징적 금액을 임대료로 지급한 건 맞다”며 “임대료는 사업의 안정적 진행을 위해 개인 급여에서 지출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건물주는 “무상제공이 전제였다면 애초에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동의서는 사업에 필요한 행정절차라고만 들었고, 시 관계자도 임대료 지급 사실에 대해 사업 종료 후에야 알게 돼 놀라는 눈치였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기간 중 주차문제, 직원들과의 갈등 등 극장 영업에 애로사항이 컸다”며 “임대료 문제는 차치하고 해당 공간을 다시 임대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문화터미널 사업은 취지가 무색할 만큼 기획·예산·관리·유지 등 전반에 걸쳐 의혹들이 난무하지만 누구도 해명하지 않은 채 잊혀져간다.

또 시는 자체 계획을 바탕으로 문화적 도시재생의 명맥을 이어갈 의지와 동력을 잃은 듯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혈세낭비’·‘문화향유 기회상실’·‘지역재생 지연’이라는 부메랑이 돼 결국 시민에게 돌아왔고, 지역에 남아있는 상흔(傷痕)은 여전히 깊고 짙기만 하다.



정호영 기자 | 다른기사보기 | ultra0420@naver.com
- Copyrights ⓒ 동두천연천시사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http://www.dysisa.com/main/main_news_view.php?seq=42045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네티즌의견

의견숨기기
이름작성일
전체의견보기(0)
이름
비밀번호
제목 의견등록
내용
스팸방지

!!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개인정보를 유출하는등 법률 및 신문사 약관에 위반되는 글을 삼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게시물에 대한 민형사상의 법적인 책임은 게시자에게 있으며 운영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관련 법률에 따라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