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 취재수첩

기자의 시선 / 언론에 ‘고(Go)’ 합니다.

2021년 10월 20일 10시 46분 동두천연천시사신문

어릴 때부터 독서와 글쓰기에 흥미가 많던 기자는 대학 진학 후 3년가량 학보사 기자 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 그 과정에서 ‘학생’이라는 울타리 안에 안주하면서도 사회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각종 인터뷰나 취재 등을 통해 사회라는 정글에서 살아남는 게 쉽지만은 않겠다는 걸 꽤 일찍 깨달았고,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적당히 타협해야 할 때가 있다는 것도 슬프지만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20대 중반이 됐고, 열심히 ‘스펙’을 쌓아 졸업 전 첫 취업에 성공했다. 졸업 후 동두천으로 이사해 신혼생활을 시작했고, 성실한 근태를 인정받아 퇴사 대신 재택근무로 직장을 유지했다. 1년여 동안 직장인과 초보 주부 사이 균형추를 잘 유지했지만, 회사가 먼저 균형을 잃고 말았다. 코로나의 여파로 사세가 기울며 폐업을 결정한 것이다.

사실 학비·생활비를 혼자 힘으로 충당했던 터라 대학에 입학하고 퇴사할 때까지 제대로 쉰 적이 없었다. 너무 오랜만이라 생경하기까지 했던 재충전의 시간도 잠시, 재취업을 준비했다. 서류를 낼 때까지만 해도 긍정적이던 회사들은 막상 채용직전이 돼서야 ‘아이 없는 기혼자’라는 이유로 탈락을 통보했다. ‘취준’생활이 길어지자 점점 조급해졌고,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었다.

그동안 남들처럼 바쁘게 살면서 쌓아 온 경력이 물거품처럼 사라질까 봐 무서웠다. 정확히 말하면 더 이상 사회에 내 자리가 없을까 봐, 이제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평생을 살아가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두려웠다. 이는 자연스레 ‘나는 무엇을 위해 일하고 싶었던 걸까?’라는 생각으로 확장됐다. 만들어 놓은 ‘스펙’에 맞춰 다시 취업한다 해도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한다면 성공과는 별개로 계속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고민은 그동안 ‘활자’와 함께할 때 가장 행복했다는 결론으로 끝났다. 타인에게 그럴듯한 사회인으로 보이기 위해서가 아닌 자신을 위해, 좋아하던 글을 쓰면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열정 넘치던 대학생이었을 때처럼 다시 펜을 들고 싶어졌다.

그때 마침 발견한 ‘동두천·연천시사신문사’에서 올린 신입기자 모집공고는 이 결심에 쐐기를 박았고,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면접 제의를 받았다. 면접은 신문사가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에 대해, 그리고 ‘기자’라는 직업이 품어야 하는 가치관에 대해 진솔하게 듣는 기회였다. 그렇기에 대학시절의 열정이 다시 살아난 계기, 학보사 기자 활동 및 면접 전에 제출했던 글에 대해 최대한 솔직하게 답했다.

재취업을 준비하며 기혼자임을 미리 밝히지 않았다가 여러 차례 ‘쓴맛’을 본 적이 있었기에 면접 전에 혼인 여부를 미리 밝혔다. 그동안 내 발목을 아프게 잡아 왔던 ‘페널티’는 다행히, 그리고 당연히 문제가 되지 않았다. 면접 내내 편안한 분위기가 이어졌고 결과 역시 좋았다. 그렇게 다시 한 번 ‘기자’로서 출사표를 던지게 됐다.

학생으로서가 아닌 사회인으로서 ‘신입’ 기자가 된 지도 벌써 한 달여가 지났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많은 사람을 만났고, 많은 장소를 찾았다. 그러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익히며, 열정의 불씨를 더 키우는 중이다.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아 나아가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새삼 느낀다.

좋은 기자가 되고 싶다. 그러려면 좋은 기사를 써야 한다. ‘좋은’ 기사란 정확히 무엇일까? 우선 단순한 ‘팩트’만 전달하는 것은 기사의 본질이 아니다. 취재를 통해 시민의 궁금한 점을 진심으로 이해해야 하고, 그들과 같이 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이리저리 얽힌 이해관계에서 기인한 외부 압력에 굴복하거나, 한쪽 입장에만 치우쳐 지면에 옮기는 것은 당연히 삼가야 할 것이다.

거울과 동전에 양면이 있듯이 사회는 마냥 따스하기만 한 곳도 아니고, 그렇다고 항상 냉정하기만 한 곳도 아니다. 기자는 그 ‘사회’를 한정된 지면에 담아내는 모든 과정에서 철저한 중립을 지향하며 ‘언론’의 본질을 흐리는 일이 없도록 늘 주의를 기울이려 한다. 사회의 양면을 가감 없이 드러내 선한 영향력이 세상에 널리 퍼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람 냄새 나는 기자가 되겠다.

펜으로 세상을 알리는 모든 과정에서 처음의 열정을 잃지 않겠다는 개인적인 다짐을 쭉 지켜내 볼 것이다. 학생이었을 때보다 더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 중인 지금, 기자는 더 열심히 세상에 부딪혀 보기로 했다.



동두천연천시사신문 기자 | 다른기사보기 | kioaio@hanmail.net
- Copyrights ⓒ 동두천연천시사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http://www.dysisa.com/main/main_news_view.php?seq=42142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URL복사

네티즌의견

의견숨기기
이름작성일
전체의견보기(0)
이름
비밀번호
제목 의견등록
내용
스팸방지

!!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개인정보를 유출하는등 법률 및 신문사 약관에 위반되는 글을 삼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게시물에 대한 민형사상의 법적인 책임은 게시자에게 있으며 운영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관련 법률에 따라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