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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탐방 / 독립유공자단체 광복회

세대를 넘어 친일잔재 청산에 앞장

2021년 10월 20일 13시 24분 동두천연천시사신문


‘전쟁을 해보면 말입니다. 빼앗기면 되찾을 수 있으나 내어주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어떤 여인도, 어떤 포수도, 지키고자 아등바등한 조선이니, 빼앗길지언정 내어주진 마십시오’ 뜨거운 인기를 끌며 지난 2018년 종영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tvn)의 주인공의 대사다.

지난 1910년 대한제국의 힘없는 왕과 신하들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한 채 나라를 빼앗겼다. 이 과정에서 일부 충신들은 자결로 항의했지만 일제와 일제의 앞잡이로 전락한 간신들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한반도 전역에 나라를 빼앗긴 민중들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조국의 국권 회복을 바라는 간절한 염원은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세월이 지나서도 변함이 없었다. 일제의 무단통치와 고종의 승하 등 다양한 요인이 맞물려 돌아간 태엽은 1919년 3월 1일 전국에 ‘대한독립만세’라는 메아리를 울렸다.

태극기를 손에 들고 일제의 총칼에 맞선 이들의 백의(白衣)가 붉은 피로 물들었지만 3월의 첫날에 울려 퍼진 메아리는 5월이 지나서도 그 힘을 잃지 않았다. 일제의 무력진압은 목숨을 빼앗을지언정 나라를 되찾고자 하는 백성들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결국 독립투사들과 그 가족들의 희생과 헌신에 힘입어 1945년 8월 15일 선조들은 마침내 광복(光復, 빛을 되찾다)을 맞았다.

각자 방식은 달랐지만 ‘광복’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가족을 뒤로하고 목숨을 바친 ‘열사(烈士, 비무력으로 저항하다 순국)’, ‘의사(義士, 무력으로 저항하다 순국)’, ‘지사(志士, 목숨을 바쳐 국가를 위하다 살아서 광복을 맞이한 경우)’, ‘투사(鬪士, 나라를 위해 투쟁한 이들)’ 등 독립유공자의 발자취는 우리의 역사에 당당히 남아 있다.

지난 1965년 광복회라는 단체를 설립한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들은 아직도 선조들의 애국정신을 계승, 우리의 아픈 역사를 알리는 것은 물론 곳곳에 남아 있는 친일잔재를 뿌리 뽑기 위해 활동 중이다. 광복회는 ‘국가로부터 항일 독립운동 활동을 인정받은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들’약 8300명으로 구성된 단체로 동두천·연천·포천 지역을 대표하는 경기북부지회는 동두천 지역 회원(17명) 등 총 6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취재를 위해 만난 최재국 경기북부지회장(67)의 단정한 양복에는 광복회 회원을 상징하는 ‘산작약 꽃 배지’가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그저 광복회의 일원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는 최 회장은 언행에서는 겸손이 배어있었고 ‘독립투사의 후손’다운 품격이 느껴졌다.

최 회장의 조부, 故최덕주 선생은 지난 1919년 4월 전남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하다 체포돼 광주교도소에 수감, 태형 90대를 선고받는 등 고난을 겪었다. 故최덕주 선생은 해방 이후 정착에 어려움을 겪었고 최 회장과 가족들은 1980년대 중반이 돼서야 동두천에 자리를 잡았다.

독립투사의 자손이라는 자부심과 명예를 갖고 살아가던 최 회장은 조부의 흔적을 찾기 위한 노력을 이어온 끝에 지난 2016년 제77회 순국선열의 날 대통령 독립유공 표창을 받으며 독립운동가 후손임을 정식으로 인정받았다.

이후 그는 ‘손주들에게 물질적인 것은 물려주지 못해도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명예와 올바른 역사인식을 꼭 물려주고 싶다’는 일념으로 광복회 활동에 몸을 내던졌다.


최 회장은 ‘회원 수가 적어 지회 설립을 허가할 수 없다’는 광복회의 지침에 직접 발품을 팔아 100여 명의 후손을 찾아냈고, 결국 지난 2019년 동두천·연천·포천·양주 지역을 통합한 광복회 경기북부지회를 설립했다. 최 회장은 “당시 동두천을 포함한 인근 지역에 많은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이들을 돕기 위해 선택한 길”이라고 했다.

올해 햇수로 3년 차를 맞이한 경기북부지회는 ▲친일잔재 청산 ▲독립운동 홍보 ▲3.1절 태극기 달기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으로 뚜렷한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최 회장은 “무엇보다 친일잔재 청산이 가장 급선무”라며 “미래의 주역이 될 학생들이 역사를 바로 알고 성장하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실제 최 회장은 경기북부지회 활동 초기 시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에 ‘대한민국 건국의 기획자들’, ‘대한민국 이야기’, ‘반일 종족주의’, ‘세종은 과연 성군인가’, ‘제국의 위안부’ 등의 친일도서들이 버젓이 진열돼 있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최 회장은 “책은 중요한 지식의 매개체인데 자칫 친일도서를 잘못 접한 학생들이 그릇된 역사인식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 결국 친일도서를 모두 청산해냈다”고 밝혔다.

또 이런 활동이 계기가 돼 지난 5월에는 아주 특별한 경험을 했다. 양주 백석고등학교 학생들이 ‘친일잔재청산 캠페인’을 진행하며 친일도서 청산을 관철시킨 광복회에 자문을 요청한 것이다.

최 회장은 “학생들이 친일잔재청산,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등과 관련해 진지하게 토론을 벌이고 열정적으로 질문하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 갈 세대들이 높은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고 더불어 친일잔재 청산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아울러 광복회가 지난해 시청(4월)과 동두천중앙역(8월)에서 진행한 독립운동 기록물 전시회는 지나가던 시민들의 바쁜 발걸음을 멈춰 세우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짧은 시간이지만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는 후기가 퍼져 일부러 전시회를 찾는 이들도 있었을 정도다.



뿐만 아니라 올해는 ‘3.1절 태극기 달기 캠페인’을 진행, 삼일절을 기념해 관내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니는 500여 대의 택시에 태극기를 부착했다. 택시에 작은 태극기를 부착했을 뿐이지만 덕분에 이날 하루 관내 도로에는 태극기로 물결쳤고, 시민들은 ‘태극기를 보고 단순한 휴일이 아닌 3.1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3.1절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어 뜻깊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광복회를 믿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지는 만큼 앞으로도 지금처럼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희생과 정신을 기리고 친일잔재 청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시민 여러분도 우리 광복회의 활동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일상 속에서도 잘못된 외래어 대신 아름다운 한글을 사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싸워서 알려줘야 한다. 우리가 여기 있었고, 두려웠으나 끝까지 싸웠다고’ 1907년 영국 맥켄지 기자와 의병의 실제 대화 내용을 옮긴 미스터션샤인의 마지막 회 중 대사 일부다. 이제는 우리가 대답할 차례다. ‘싸워줘서 감사하다고 덕분에 우리가 살고 있고 두려움을 이겨낸 영웅들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후원문의 : ☎862-2562(광복회 경기북부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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